[구룡특급] 레이리리X셍마우. 

'샐러맨더3'과 '정시' 사이를 모티브로, 셍마우의 시점에서 적었습니다.





' 다녀올게.'

' 내가 올 때까지는 방에서 나오지마. 알았지?'


한번은 길게- 연달아 짧게 두 번 문을 두드리는 시늉을 한다. 

아무런 대답이 돌아오지 않자 리리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. 

그제서야 셍마우는 나지막히 대답을 한다.


" 다녀와."


문을 닫는 너의 모습이 오늘따라 낯설게 느껴지는 이유는 왜 일까.

저 문이 닫히는 금방이라도 너를 잃을 것 같은 이 불안감을 너는 알까?



-


있지, 리리.


내가 자라 철이 들었을 무렵, 나는 성채에 있었어.


한 번은 바깥 세상이 궁금해 나가볼까 생각을 했었는데, 

오랜 기간동안 그늘 속에 살아온 내게는

성채 너머의 빛이 너무나 눈이 부셔서 나갈 수가 없더라.


그러다 생각해낸 게 옥상이었어.

그래. 옥상에 올라가서 성채 너머의 세상을 바라보자.

그러고 무작정 옥상으로 올라갔지. 


그리고 거기서 너를 만난거야.


나는 처음에 네 모습을 보고 천사가 아니었을까

사람이 저렇게 반짝일 수 있을까


그 때가 내 인생에서 가장 용기를 냈었던 순간이었어.


-



셍마우는 방금 전 리리의 손길이 닿았던 문고리를 잡은 채로 멍하니 잠금장치를 바라보았다.


-이 문을 잠그면 너가 돌아오지 못할 것만 같아서 잠글 수가 없어.

어떡하지, 리리?

너는 정말로 괜찮은거야?-


순간 문 너머로 뜨거운 열기와 진동이 지나가고 곧 폭팔음이 들렸다.

낮고 사나운 소리들과 둔탁한 소리가 섞이기 시작했다.

간간히 들리는 바이크 소리. 비명소리.


-나는 저 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몰라.

너와 내가 함께 있었던 이 공간에서, 나는 그저 조용히 너를 기다릴 뿐.-




한참의 시간이 지났을까

평소와 같이 적막감이 무겁게 몸을 짓눌렀다.


-너는 왜

아직 돌아오지 못하는 걸까.

무슨 일이 있는걸까.-


당장이라도 너를 찾으러 가고 싶지만, 솔직히 이 문을 열 자신이 없어.

내가 먼저 이 문을 열었다가는 너를 잃을 것만 같아서-



똑-

똑똑.


" ..리리?"


조심스럽게 열리는 문 너머로, 피곤한 모습이 역력한 리리가 서 있었다.

옷 여기저기에 검붉은 자국과 약간의 탄 듯한 흔적들이 있었다. 


-아까의 폭팔음은 리리의 것이었을까.-


' .. 왜 안 잠그고 있었어?'

" ..."


셍마우는 고개를 숙인 채로 대답이 없었다.

그런 모습에 리리는 어깨를 한번 으쓱이다 셍마우의 어깨를 톡톡 치며 물었다.


' 괜찮아?'


괜찮아? 라는 말 한마디에 그만 셍마우는 눈물이 터져나오고 말았다.


-지금 가장 힘들었을 건 너인데, 너는 항상 나부터 걱정해주는구나.


어떻게 해야할까

무슨 말을 해야 할까

무언가 말을 해야하는데, 자꾸만 속에서 꼬여 나오지 못하는 걸 너는 알까-



" ... 어서 와."


겨우내 꺼낸 한 마디. 

울음이 섞여 발음도 정확하지 않은 한 마디.


그 한마디에 리리는 눈을 한번 크게 뜨고는 하핫. 작고 낮게 웃으며

셍마우의 한쪽 손을 잡은 후, 자신의 검지로 또박또박 한자씩 써 내려갔다.


' 다녀왔어.'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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